빅데이터를 위한 호주 응급실 후기(feat.어시스트카드 트래블케어)
호주 와서 처음 쓰는 글이 이런 거라니 ㄱㅡ
혹시나 도움 될까봐 적어봅니다
때는 24/05 저녁, 건조대에 널어놓은 빨래 걷고 벌레 들어올까봐 후다닥 문 닫다가 팔꿈치 개존나세게 박아버림
(아직까지 생각해도 개어이없음 벌레 피하다가 뼈에 금내기)
/ 오른손
그리고 30분도 안 돼서 팔부터 손가락까지 퉁퉁 부어버림
원래 손가락 통통해서 왼손이랑 뭐가 다른지 못 알아보실 수도 있는데 부은 거 맞아요
1년?2년? 전 한국에서도 팔꿈치 박고 손가락까지 부어서 다음날 개오바쌈바 떨면서 병원 가서 엑스레이 찍었는데
의사쌤이 엄살 피우지 말란 표정으로 그냥 타박상이래서 민망하게 집으로 돌아간 적이 있었음 (그리고 이틀 뒤에 나음 헤헤)
그래서 이번에도 타박상일 줄 알고 매니저님한테 내일 하루만 알바 못 갈 거 같다고 연락하고 몇시간 지켜보다 잤는데 겁나 아파서 깬 거임....
저번에는 아파서 깰 정도는 아니었기에 심각성을 깨닫고 어시스트카드에 바로 톡해서 상황 설명함
한국이랑 다르게 호주는 바로 병원 간다고 진료 봐주는 게 아니고 1차로 GP라는 곳에 가서 소견서를 받고 그다음 병원을 갈 수 있음
(안정확할수도있음내가무지했을수도내가감히내가또잘못을)
아무래도 나는 뼈에 이상이 생긴 거 같아 어시스트카드 쪽에서 빠르게 응급실 가는 게 좋을 거 같다고 했음
나는 비용이 걱정돼서 얼마나 환급해줄 수 있냐고 물었고 100% 해줄 수 있다는 거임
그래서 그럼 응급실 간다고 했고 집에서 가까운 응급실 알려주셔서 밤새고 오픈이 아침 7시라 그때쯤 터벅터벅 걸어갔음 (근데 응급실은 24시간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응급실이라길래 작을 줄 알았는데 엄청 컸음 (한국에서도 응급실 안 가봐서 잘 모름)
그래서 아방하게 헤매다가 아무데나 냅다 들어가서 아이 띵크 아이 브로크 마이 암 외침
그러더니 리셉션에 계신 분들 중 되게 터프하신 어떤 분이 자기 따라오라고 해서 쫄래쫄래 뒤따라가서 응급실 리셉션에 도착해 파파고의 힘을 빌려서 접수함
혈압 재고 작은 방(뭐하는 방인지 잘 몰겠음)에서 기다리다가 간호사분이 오셔서 천으로 지지대? 만들어주시고 의사 기다리래서 아방하게 오케이 외치고 하염없이 기다렸음
잠들 뻔할 때쯤 의사쌤이 오셔서 상태 어떠냐 물어보고 엑스레이 찍어야 된다고 기다리래서 또 기다림
다시 잠들 뻔할 때쯤 간호사쌤이 엑스레이 찍는 곳 가쟤서 쫄래쫄래 따라감
/ 결말 스포해주자면 처방 저 천쪼가리가 끝이에요
근데 또 기다림
/ 자막 떠서 신기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드디어 찍으러 들어갔음 찍기 전에 뭐라고 묻길래 속옷 입었냐고 묻는 거 같아서 안 했다고 했는데
그게 아니라 임신했냐고 물어본 거였음 그것도 아니라고 답한 후 찰칵찰칵 찍고 나가서 또 기다림
멍하게 티비 보다가 터프하신 분이 다가와서 작은 방에 데려다주시고 의사 기다리래서 아방하게 예스하고 또 기다림
근데 진짜 겁나 안 와서 이때는 레알로 잠듦
체감상 1시간은 지났을 때 의사쌤 오셔서 진단서 짚으면서 아주 작은 실금어쩌고 설명해주시고(사실 거의 못 알아들음)
1~2주 쉬면 된다고 하시길래 오케이하고 나옴
그렇게 응급실에 총 4시간 정도 있었음.....^^
반깁스 같은 것도 안 해주고 천 한장 목에 둘러주는 호주 의료에 1차 감탄하고 비용에 2차 감탄했음
한화로 60만원 정도 나왔는데 진단서 등등 사진 찍어서 어시스트카드에 청구하니까 일주일 내에 한국 계좌로 입금해줌
난 내가 호주 워홀 와서 이런 일로 병원 오게 될 줄 몰랐음(아마 그 누구도 예상 못 했을 듯)
보험 가입하면서 병원 갈 일도 없을 텐데 돈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가입해서 정말루 다행이라고 생각함…◠‿◠
모두 보험 가입하고 워홀 오세용
호주 응급실 후기 끝!